다이애나의 삶을 섬세하게 표현
1990년대 초 영국 Sandringham 별장을 배경으로 하여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찰스 왕세자의 이별을 다룬 영화 스펜서는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 역을 맡았습니다.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유명한 왕실의 왕세자비인 다이애나는 남편인 찰스 왕세자의 불륜과 영국 왕실의 폐쇄성으로 인해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냅니다. 영화 스펜서는 이러한 모습을 다이애나의 입장에서 처절하게 묘사합니다. 다이애나는 영화의 여정에서 찰스를 만나기 전의 그녀가 되고 싶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숨막히는 왕실 생활
첫 부분에서 영화 스펜서는 '실제 비극을 기반으로 꾸며낸 이야기'라고 관객에게 미리 알리며 시작합니다. 다이애나의 생을 짧게 요약하면 1981년 찰스 왕세자와 결혼 후 1992년에 별거, 1996년에 이혼 후 그녀는 이듬해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이애나의 삶은 화려했지만 비극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영화 스펜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이혼하기 전 왕실의 크리스마스 연례행사에 참석한 3일간의 장면을 묘사합니다. 전반적으로 다이애나가 느꼈던 왕실의 답답한 생활과 남편 찰스의 불륜으로 인해 불행했던 결혼 생활을 다이애나의 시각에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거의 원맨쇼처럼 열연을 펼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자체는 재미가 없었으나, 다이애나의 순탄하지 않은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희망과 자유 (결말 스포 주의)
매일 최고의 셰프가 음식을 만들어주지만 다이애나는 먹지 못하고 게워내고, 화려하고 예쁜 옷을 입지만 자신의 옷을 고를 선택권조차 없는 다이애나는 정해진 규칙대로만 살아야 하는 왕실 생활로 인해 점점 더 괴로워하는데 남편은 다이애나를 본체만체 하니 고통은 더욱 심해집니다. 다이애나의 심적 불안감과 위기감은 특히 왕족과 연상되는 바로크 음악을 사용하여 절정으로 치닫는 다이애나의 감정을 극대화하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이 막히는 것 같았는데 이는 다이애나가 영국 왕실 문화속에서 발버둥 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했던 노력을 극적으로 담아내려는 것 같았습니다. 다이애나는 폐쇄된 왕실 생활에서도 희망을 꿈꾸며 자신이라는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무너져 내린 삶을 스스로 일으켜 세우는 강한 여성이었습니다. 영화는 다이애나가 자신의 스포츠카로 두 아들과 함께 별장을 떠나 KFC의 햄버거를 먹는 모습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남으로써 그녀의 행복을 응원하는 메세지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정체성을 찾아가는 다이애나
왕세자비라는 껍데기를 버리고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며 자유를 찾아가는 영화 스펜서의 이야기는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평범한 일상이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겉모습은 남부러울 것 없지만 내면이 썩어간다면 스스로 존재하는 이유가 없어서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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